아공이를 갖고 임산부로서의 지난 10개월
결심했다! 정말 솔직하게 다 기록 하기로. 임신하기 전 앞서 이야기 한데로 ‘아이를 갖는건 충분히 행복했던 우리 결혼생활에 nothing but a plus라고’ 생각했던 그 아이디어에 아직도 동의하는가? 전체적인 그림으로 봤을때는 A big YES! cuz if I were to go back, I know I would have made the same decision. 하지만 임산부로서 10개월의 과정을 거치면서 정말 단 한번도 짧디 짧았던 신혼생활을 접고 이렇게 일찍 아이를 갖은것에 대해 후회는 없는가 물어본다면, ‘후회’라 하기에는 이 모든 과정이 내가 결정할 수 있었던 문제도 아니고 생각만해도 눈물날꺼같은우리 금쪽같은 아공이를 절대 후회라 표현할 수 없지만, 아직 예쁜옷 입는거에 관심많고, 남편한테 잘보이고 싶고, 활동적인 취미가 많고, 하고싶은 일도 많고, 여기저기 가고싶었던 곳도 많던 새댁의 입장에서만 봤을때 그냥 무조건 해피해피 플러스플러스는 솔직히 아니였다, 쏘리ㅜㅜ 임산부로 10개월을 지나 오며 육체적으로 심적으로도 광야 였던건 분명하다.
Physical Change – 충격적인 육체의 고통/변화

임신기간 중 신체적으로 힘들었던 몇가지를 꼽을 수 있는데 그 중 단연 1위는 뭐니뭐니해도 입덧 이였다. 모든 임신은 사람마다 다르기때문에 꼭 이럴꺼라 단정 지을 수 없지만 나 같은경우 임신 9주 정도쯤 시작한 입덧은 7개월동안 계속 되었고 (중간에 조금씩 나아지긴 했지만 꾸준히 돌아오더라) 그나마 쉬어가는 시간이라는 second trimester에도 계속 머리아프고 토하고 정말 변기통 끌어안고 산거같다. 정말 어느 순간에는 끝날때까지 잘 수만 있다면 일어나고 싶지 않더라. 입덧이 가장 심했던 12주에서 20주, 정상적으로 생활하는거 자체가 불가능 했다. 일단 몸을 일으켜 세우기만 하면 속이 들끓고 이 세상 모든 냄새가 다 괴로웠다. 음식냄새는 말할것도 없고 심지어 클렌징냄새 조차도 견디기 힘들어 한동안은 썬크림도 못바를 정도였다. 하루에 몇 번씩이나 토를 해대니 목에서 피도나고 그냥 빨리 오늘이 지나갔으면 제발 내일은 나아지길하며 괴로워 하기만 했다. 이럴때 주위에서 누구는 이런 태교책을 읽고 있고, 임산부 필라테스를 시작했고, 심지어 어떤 임산부는 입덧을 하면서 일까지 하고 있다는 부지런하고 생산적인 하루하루를 보내는 임산부들이 얼마나 부럽던지.. 내가 생각한 임신과 현실은 달라도 너무 달랐다.
입덧 외에도 심한 두통, 허리통, 무릎 발목 손가락 뭐 어디 한군데 안아픈데가 없고 맨날 남편한테 안마의자에서 20분만 앉아있다 오면 소원이 없겠다고 노래를 불렀다. 게다가 임신 중기 쯤 전치태반을 진단 받아 한동안은 잔뜩 겁먹은 적도 있었다(태반이 회음부쪽으로 너무 내려와 있어 임신말기때까지 회복되지 않으면 자연분만은 불가능하고 여러가지로 산모와 태아에게 위험을 끼칠 수 있는 그런거란다.) 다행히 말기를 들어서 태반은 원위치로 돌아갔지만 그 후로도 빈혈이다 뭐 부족이다 뭐다 아무튼 항상 건강체질로 평생을 살아온 내게 임신기간의 육체적 고통은 말로 다 할 수 없었다.
Emotional Struggle – ‘내가 왜 이러지..’ 업다운업다운

일단 몸이 힘드니 마음을 지키는것 또한 너무 힘겨웠다. 섭섭이가 조금만 머리를 빼꼼 내밀어도 서러움이 파도처럼 밀려왔고 마음 먹은대로 컨트롤 되지 않았다. 그렇다고 임신기간 내내 우울하고 힘들었던건 아니지만 입덧이 심했던 초기와 임신 막바지 쯤에 마음 지키기가 참 쉽지 않았다. 아무래도 몸이 힘드니 사람들을 만나는일도 줄어들고 한동안은 전치태반으로 움직임을 최소화 하라는 의사의 명령이 떨어져 집에서 하루종일 별 기력 없이 지내다보니 어느 순간에는 모든 예능프로를 마스터하기 시작하며 미디어 중독자가 되어가는 느낌에 견디기 힘들었던 적도 종종있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같은 경우 하루종일 매일매일 특별한 어젠다 없이 집에 있다보니 하루이틀은 몰라도 금방 무기력 해지고 간단하게라도 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하루는 허무하게 너무 금방 끝나버렸다. 잠은 또 얼마나 쏟아지던지..나도 모르게 잠들어 몇시간씩 낮잠을 자다가 일어나고 이런 날들이 반복되면서 임신했다고 이렇게 나태해 져도 되는간가 싶어 찜찜해지기도 했다.
어디 그 뿐인가! 가장 어이가없었던건 너무 유치하고 스스로도 이해가 안되서 공유 하기에도 참 부끄럽지만.. 먹고싶은거를 먹지 못했을때 그렇게 서럽고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더라. 못먹고 사는것도 아닌데 그냥 그 시간에 그게 먹고싶은데 먹을 방법이 없을때 out of control이 되어 한번은 이 이유로 남편이 영문도 모르고 크게 당해서 미안함이 많이 남는다ㅠㅠ 내가 보기엔 이건 원래도 왕성한데 더 왕성해진 식욕도 한 몫 했겠지만 내심 의도적으로 ‘임산부’ 타이틀로 유세를 부리고 싶은 미운마음과 그래도 그러면 안된다는 착한마음이 부딪치면서 나온 이상한 현상이였던것 같다.
임신 광야 이겨내기! (1) – 나만의 Tip/필살기
나만 겪은 임신도 아니고 아공이를 생각하면 그 어떠한 힘듬과도 비교할 수 없는 기쁨이 있기에 유세떨수도 없지만 쉽지 않았던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사막 한 가운데도 오아시스가 있듯 10개월간에 불편함 가운데에서도 순간순간을 이겨낼 수 있었던 나만의 tip이 생겼고 이 tip들로 인해 임신광야도 행복할 수 있었다.
1.임산부 community를 찾자 – “많이 힘들지? 괜찮아, 괜찮아 금방 나아질꺼야.”

이 시기에 ‘나 너무 힘들어~ 죽겠어’ 했을때 ‘그러지말고 밖에 나가서 좀 걸어봐’, ‘계속 누워있어서 그런거 아니야? 뭐라도 좀 해서 정신을 분산시켜봐’ 이래봐 저래봐 이런 말들은 저언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분노게이지만 높아질뿐. 나라고 방법을 몰라서 이러고 있겠니..그럼 너가 한번 해보던가! (남편들이여 절대 절대 괜한 조언이나 문제해결하려 들지 말기를 추천한다.) 다행히 평소 문제해결을 좋아하는 우리 남편도 이때는 그 어떠한 조언도 하지 않았다 good job! 이 시기 남편과 친한친구의 사랑해와 화이팅도 큰 힘이 되지만 그래도 가장 큰 도움이되고 위로가 되었던건 이미 이 과정을 거쳐 지나 이미 아이엄마가된 ex임산부들의 진심어린 한마디와 practical한 조언들이였다.
임산부들끼리도 전우애 같은게 생기는 듯한 느낌있다. 감사하게도 한참 힘들었을때 섬기고 있던 교회 목장에 나보다 두달 빨리 임신한 언니가 있었고, 내가 두번째 그 후로도 두달차이로 두분이나 더 임신을 하시고, 전 교회 적으로도 꽤나 단단한 임산부 community가 꾸려져 있는 상태였다. 몇달 전까지만 해도 배불러 있던 언니들이 귀여운 아이들을 데리고 나타나서 입덧으로 점점 말라가고 있는 나를 진심어린 긍휼의 눈빛으로 바라보며 공감해주며 ‘민경아 힘들지.. 좀만 참아’ 이렇게 한마디 해주는게 얼마나 힘이 되던지. 하루는 정말 모든걸 실성한듯 누워서 괴로워하고 있는데 목장에 두달 먼저 임신한 언니가 어떻게 소식을 전해듣고 위로의 카톡을 보내왔는데 그 메세지를 잊을 수가 없다. “I know what you are going through..” 이 한마디가 얼마나 감동이 되던지 주책맞게 눈물이 펑펑나고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에 거짓말처럼 힘이 쏟아나더라.
2. 밋밋하게 먹자 – 다시 뱉어낼것을 염두해둔 식단
이것도 임산부 community를 통해 알게된 사실인데, 뭐 계속 뱉어 내다 보면 스스로 깨닫게 될 수 도 있겠지만 나 같은 경우 친한언니를 통해 생생한 입덧의 경험담을 듣고 그 언니가 추천한데로 ‘민경아, 절대로 토마토는 먹지말고가장 좋은건 흰 두부야’라는 그 조언을 그대로 실행에 옮겼다. 빈속은 견디기 어렵고 그렇다고 땡기는것도 없고 뭐라도 먹자니 이따 어김없이 찾아올 구토의 시간이 걱정되는 그때 연두부는 제대로 효녀역활을 해주었다. 입덧이 오락가락 해졌을때는 아주 맵거나 간이 쌘것만 아니면 그냥 토를 하던말던 먹기 시작하긴 했지만 가장 심했던 몇주간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냉장고에서 바로 나온 쉬원한 연두부를 막 퍼먹으면 정말 그야말로 살것 같았다. 연두부 말고도 흰 쌀밥을 아주아주 불려서 죽처럼 만들어 먹거나 가끔 바나나도 괜찮았고 아무맛 안나는 크래커를 우걱우걱 씹어 먹는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일단 몸이 힘들면 마음과 영도 힘들어지기 때문에 내 몸이 그나마 가장 편안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건 아기를 위해서도 엄마를 위해서도 지혜로운 일이다.
3. 나를 몰두시킬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자 – 나만의 태교
나만의 태교1: 재미있는 컨텐츠 접하기

사실 난 책을 그리 좋아하는 사람이 아닌데.. 책을 좋아하는 남편을 만나고 그의 영향으로 책이 재미있어진것도 있는것 같기도 하지만 임신기간에는 이상하게 영상을 오래 보면 머리가 띵한 느낌이 들어서 (아까도 잠시 얘기했지만 영상만 들여다 보고 있으니 잠시잠깐은 재미있을지 몰라도 멍청이가 되어가는 느낌에 더 무기력 해 져서) 책읽는게 더 도움이 많이 되었던거 같다. 특히 입덧 중에는 영상이든 책이든 아무것도 들어오지 않았었는데 이때 격하게 공감하며 웃어가며 단숨에 끝내버린 책이 한권있었더니 바로 Jenny McCarthy의 Belly Laugh: The Naked Truth about Pregnancy and Childbirth이였다. 한국어 버젼이있나 찾아봤는데 아직 없다는 사실이 정말 안타깝다. 여기 Jenny McCarthy라는 방송인이 임신과정을 거치며 reality show와 같은 전개로 그녀의 솔직한 경험담을 물불안가리고 마구 털어놓은 책인데, 정말 재밌다! 사실 뭔가에 집중하거나 몰두해있을때 입덧이 조금 나아지는 경향이 있긴하지만 그 집중이 왠만 해서는 호락호락하게 되지 않는다는게 함정인데, 이 책을 붙잡고 첫 챕터를 읽는 동시에 임산부 영혼의 간지러운 부분을 정확히 알고 박박 긁어주는 듯한 쉬원함이 있었다!
첫 아기를 가진 부모에게 (영문버젼) 는 곧 부모가될 크리스챤 이라면 꼭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이 책은 뱃속에 있는 아이를 위한 태교 보다는 곧 부모가 될 엄마아빠를 위한 책이고 표면적인 준비를 위한 정보위주의 책이 아닌 부모가 되기 위한 마음가짐과 앞으로의 아이가 태어나면 개인 신앙생활에는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지 또 어떻게 영적으로 더 단단히 준비될 수 있을지에 대해 실제로 첫 아이를 갖게되며 여러가지 심적 변화를 마주한 부부의 실제적 경험담 + 저자 뿐만아닌 다른 부부들의 생동감 있는 이야기들도 담겨있다. 사실 결혼준비를 할때는 과거의 연애에서 겪은 시행착오로 인해 배운 부분도 있고, 결혼관련 서적이야 말로 어딜가나 쉽게 접할 수 있고 또 우리 부부같은 경우는 남편이랑 결혼 전 부터 서로의 여러가지부분을 체계적으로? 일부로 주제를 정해서 나누기도 했었기 때문에 결혼을 하면서는 아내로서의 내 모습과 결혼 후 우리부부의 모습을 어느정도는 그려볼 수 있었는데, 아이가 생기고나니 엄마로서의 내 모습도, 부모가 된 우리와 이젠 둘이 아닌 셋이서 만들어갈 가정의 모습도 전혀 머리속에서 정리가 되지 않았다. no idea 였다. 주위에서는 무엇을 상상하던 그 이상이라고들 하시는데 물론 지금도 어떤 그림을 기대해야 할지 또렷하게는 잘 모르지만 그래도 이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 나마 경험해 볼 수 있었고 막달에 와서는 처음보다는더 공감이가고 적어도 어떤 마음으로 부모의 role에 임해야 할지 조금은 알것같기도 하고 용기도 난다.
그리고 베이비위스퍼 이건 워낙 유명한 책이라 아실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공유 해본다! 이유는 내가 읽은 유일한 정보 관련 책이라서… 이런 practical한 레슨을 배워야 할 책들은 내 몸이 좀 감당할 수 있을때 읽기 시작해도 늦지 않은거 같다. 특히 나 처럼 엄마의 심적건강이 최고의 태교라는 점에 동의 하는 분들은 굳이 남들 하는 태교 따라서 하는것 보다는 나만의 방법으로 몸과 마음을 fresh하게 10개월간 유지할 수 있는것이 훨씬 더 좋은 방법이라 생각된다. 사실 또 개인적으로 막상 아기가 태어나서 상황에 부딪치면 뭐든 어차피 다 하게될꺼고 잘 해낼 수 있을것 같다는 막연한 자심감에 그 좋다는 What to Expect When You Are Expecting도 안읽고 나 하고 싶은것만 하면서 뻗팅기고 있었는데 나중가서 남들 다 아는거 나만 모르고 있는듯한 느낌이 많이 들어서 조바심에 조금씩은 읽어 보았다. 근데 또 막상 읽어보니 새롭게 알아가는 맛이있어 재미있기도 하더라. 사실 그 외에도 책은 아니지만 What to Expect웹/app 이나 Ovia Pregnancy 라는 app도 주기적으로 아기의 싸이즈를 과일이나 야채에 비교해서 알려주고, 때에 따라 아기의 상태와 엄마가 겪게될 symptom에 대해서도 정보를 주어서 매일 체크하는 재미가 있었다. 오늘은 아기의 위장이 develop되고 있어요. 오늘은 아기가 처음으로 눈을 떴어요 등등 내가 모르는 사이 뱃속에서 일어나는 아공이의 상태를 조금이나마 파악 할수 있는 즐거움에 육체의 고통도 잠시나마 잊게 되곤했다.
나만의 태교2: 내 영혼의 쉼터 찬양팀

사실 남편과 나 둘다 노래에는 그닥 소질이 없다. 하지만 둘다 노래하는거를 좋아하고 특히 찬양을 정말 좋아한다. (우리끼리 가정예배 볼때 나는 굳이 기타를 띵까띵까치고 오빠는 굳이 코러스를 넣고 아무튼 밖에서 누가 들으면 뭐지 싶을꺼다..) 찬양팀은 전부터 너무 섬기고 싶던 부서였는데 임신을 하고 나니 왠지 오래 서있으면 안될꺼같고 나름 노래는 배로 해야된다고 들었는데 배에 힘을 너무 주다가 무리가 오면 어쩌지란 생각이 들긴 했는데 입덧 기간중 그 혹한 괴로움을 잠시나마 잊게 해주는 순간이 딱 찬양하는 시간인걸 깨달았다. 찬양할때는 힘듬을 묵상하기 보다는 진짜 예배드릴 수 있었고 답답한 내 마음을 토해 낼 수 있었다. 특히 입덧이 유난히 심했던 고난주간 예수님께서 우리를 죄에서 벗기시고 새롭게 태어날 수 있도록 이 세상 모든 고난을 감당 하셨다는 20년 넘게 들어온 그 스토리가 얼마나 새롭게 와닿던지, 아기 한명을 이세상에 낳아주기 위해 엄마가 겪는 고통이 출산전부터도 이렇게 힘든데 예수님이 전 인류를 위해, 나를 위해, 이 힘든 입덧을 뛰어넘는 고통을 이겨내셨다 생각하니 눈물이 펑펑나고 찬양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감사함으로 시작한 찬양팀을 중간에 전치태반으로 인해 잠시 쉬어야 할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다시 복귀해 얼마전까지 섬길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육체의 고통에서 자유했을 뿐만 아니라 남편과도 더 하나되는 느낌이 들었고 그 시간 만큼은 내 영혼이 확실히 쉬고 있다는 느낌에 행복하고 감사했다.
특히 아공이에게 가끔씩 말씀을 읽어준건 있어도 (읽어줬다기 보다는 그냥 내가 읽을 때 큰소리로 읽는 정도..) 태교 책을 읽어주거나 동요를 들려주거나 태담을 열심히 해주거나 이런건 특별히 없는거 같아 미안한 마음이 있었는데 찬양을 부를때 왠지 아공이가 찬양 부르는 내 목소리를 기억할 것 같고, 주님께 드리는 찬양이지만 아기도 뱃속에서 듣고 같이 찬양 하고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이거야 말로 내가 할 수 있는 나도 기쁘고 아공이에게도 좋은 진정한 태교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만의 태교3: 아공이에게 편지쓰기
태담은 너무 어색하고 민망했다. 어떤 분들은 꼭 극복하고 뱃속에서부터 목소리를 많이 들려줘야 아기가 나와서 덜 당황하고, 뇌가 발달하고 이렇고 저렇고 조언을 많이 해 주셨는데 죄송하지만 난 그게 마음처럼 잘 안되더라. 그래도 노력해 보려고 배를 쓰담아 보면서 ‘아공아 안녕? 엄마야~’ 한마디 하고 나면 더이상 할말이 없었다. 그래서 어떻하면 아기와 좀 더 친해지고 소통해 볼까 생각 해보다 짧게짧게 라도 편지를 써보기로 했다.

몇번은 ‘이거 나중에 아공이에게 보여줘야지’ 작정하고 써보기도 했지만, 나 같은 경우 그렇게 쓴 편지는 계획없이 슉 적은 편지에 비해 솔직함도 좀 떨어지고 뭔가 좋은 엄마로서 보여주려는 느낌이 많이 나는거 같아서 그 후로는 마음에 감동이 올때마다 자유롭게 사진도 넣고, 책에서 와 닿은 구절도 넣고하며 일기 형식으로 쓰기 시작했다. 사실 아주 많은 양을 쓴건 아니지만 쓰다보니 아공이와도 더 친해진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 나의 하루를 아공이와 함께 보내는 듯한 느낌이 들어 마음도 잔잔하니 평안했다.
임신광야 이겨내기! (2) – 행복했던 순간들
광야여서 힘들었지만 또 광야 였기 때문에 소소한 행복도 더 크게 느껴졌고, 어쩌다 한번씩 찾아온 escape도 더 달게 느껴졌다. 지침가운데 단비처럼 느껴졌던 그 순간들도 기록하고 싶다.
1. 남편과 함께한 Sweet Escape – Babymoon & Camping
위에는 남편과 Los Cabos해변에서 빙빙 돌면서 찍은 영상이다. 일정을 길게 잡고 떠날수는 없던 상황이라 2박3일 짧게 다녀왔지만 날씨가 어땠고 호텔 시설이 어땠고를 다 떠나서 맨날 집에만 있다가 ‘남편과 떠난다’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너무 행복하고 달달하기만 했다. 떠나기 몇일전 까지만 해도 입덧으로 힘들었고 3시간 비행기 타는것도 약간에 부담이 있었지만 작년 신혼여행계획으로 끈어놓았다가 비자문제로 떠나지는 못하고 대신 크레딧으로 받아놓은, 곧 expire 하는 Los Cabos행 비행기표가 있었기에 급 가자가자해서 만들어진 우리의 Babymoon! 사실 나의 몸상태도 온전하지 못해서 진짜 유명한 관광명소 이런데도 못가고 호텔에서 2박3일동안 미지근 했던 수영장물에 몸 좀 담구고, 해변가에서 사진 찍으면서 놀고, 주로 남편이랑 책보고 엄청먹고 여유부리면서 우리 집에서 주말에 노는거랑 비슷하게 놀다온게 전부이긴 하지만 sweet escape이여서 그런지 기억에 많이 남고 지금 생각해도 행복한 미소가 지어진다.

Babymoon을 다녀온지 약 두달 후, 입덧상황이 전보다는 훨씬 나아지기 시작하고 작년 씨애틀로 신혼여행 갔을때 사놓은 텐트도 안쓴지 오래됬고 더 늦기전에 우리끼리 캠핑을 한번 더 가야되지 않겠냐는 마음에 집에서 가까운 Henry Cowell State Park로 1박2일 다녀오게 되었다. 두번째 sweet escape! 사실 실수로 에어메트리스를 안가지고가서 자면서는 꽤나 고생스러웠고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고기도 힘겹게 구워먹었지만 그때도 ‘남편과 함께 떠난다.’ 라는 생각만으로 행복했고 지금 추억해 보아도 신나기만하다.

2. 감사한 분들과 함께 할 수 있어 더 뜻깊었던 Baby Shower

처음에는 누군가는 고생해야하고 번거로울꺼 같다는 생각에 안 하기로 마음먹었었는데 그래도 첫 임신이고 이것도 추억인데 해야하지 않겠냐는 친구들과 친정엄마의 유혹에 간단히 설득 당해 결국 친정엄마네서 친정 부모님이 열어주신 베이비샤워를 갖게 되었다. 이날 계획에 없었다고 하기에는 너무 화려하게 많은 분들 모시고 뜻깊은 시간 갖게되어 행복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받기만 하는것 같아 죄송한 마음까지 들었는데 결국 우리부부가 우리 삶속에 하나님께서 보내주신 이 감사한 분들께 해드릴 수 있는건 예수님의 이름으로 축복하는거 밖에 없다는 생각에 베이비샤워 이후에 개인적으로 삶속에서 중보기도가 많이 회복되어 더더욱 감사했다. 다시한번 너무 감사해요..
(위에는 친정아빠가 만들어 주신 그날 스캐치영상. 정말 감사합니다 ㅠㅠ)